스타트업 입사와 빠른 퇴사
스타트업 입사 7일차만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입사 과정에서도 1달 반 정도의 시간동안 입사가 미뤄지기도 했고, 계약서를 쓰는 날에 타 기업으로의 계약을 제안(?)받는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이니까..." 라는 마법의 주문을 속으로 읊조리며 많은 당황스러운 일들을 이해하려고 했지만, 3개월 이후에 나는 A기업이 아니라, 이제는 진짜 B기업으로 근로 계약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안정적인 시스템에 익숙한 나였기 때문에 생각보다 처음 겪어본 스타트업 환경에 대해 체계화시켜보고자하는 욕심도 크게 다가왔지만 불안정한 인사와 근로 계약으로 나의 욕심은 짓눌렀습니다. 이 글을 쓸 때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됐지만 블로그의 약 2개월의 공백이 모두 입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남겨두고 앞으로의 취업 준비에서 의지를 다지는 용으로 사용하자는 생각이 들어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입사 지원시 고려해야할 사항들
이번 경험으로 작은 규칙들이 생겼습니다.
1. 기업의 2년 뒤가 아니라, 기업이 가진 솔루션의 2년 뒤를 생각해보자
기업의 2년 뒤는 내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2년 뒤 입이다. 하지만 서비스의 2년 뒤는 해당 서비스가 얼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내 포트폴리오로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2. 근로계약 과정에서 불투명한 점을 마주한다면 주저말고 계약서 서명을 하지말자
여러번 참아내는 것이 끈기라고 생각했고 화를 내는 게 어른스럽지 못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로계약 과정에서 저자세를 취했고 불이익을 받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 했습니다. 계약사항이 자주 바뀐다는 것은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는 회사라는 것 입니다. 꼭 주의해서 서명을 미루거나 하지 말자..! 한번 한 계약은 평생 지울 수 없습니다.
3. 몇 년 뒤를 말하는 회사보다 몇개월 뒤 혹은 명확한 기간과 때를 약속하는 기업을 가자
선임이 들어올 것이다, 리더를 영입할 것이다, 몇 년뒤 어떻게 성장할 것이다 .. 라는 말은 약속보다는 수식어구라고 생각해야합니다. 그렇게 들은 말들로 회사의 비전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당장의 일에 집중하는 "스타트"업을 가자.
4. 명확한 목표 지점을 가지자
이전에 공공기관을 준비할 때는 광범위하게 직무와 회사를 골라 준비했지만, 사기업을 목표한 이상 그러한 모호한 기준은 낭패를 불러올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직무/회사의 유형/서비스 유형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고, 많은 기업의 지원보다 꼼꼼하게 기업분석을 한 후에 지원하자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스타트업이라도 최대한 서비스에 대해 조사하고 면접 과정에서 서비스에 대해 질문해 어떤 장점을 가진 서비스이고 예상되는 시장 크기 등을 고려해야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롤을 명확히하고 전문성을 키워야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대기업을 위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5. 명확히 기업에 대해 파악하지 못 했다면, 정규직 지원이 아니라 인턴으로 지원하자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과 인턴으로 일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같은 회사에서도 정규직/계약직 경력은 경력으로 취급하지만, 인턴은 경험으로 구분합니다. 기업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지 못 했다면 좀 덜 리스크를 안고 인턴으로 지원해서 회사를 파악해도 늦지 않습니다.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였지만,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도 있었고, 내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업들의 면접 과정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조언에서 그 때는 미처 깨닫지 못 했던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다음 기업에 도전할 때 이번 경험으로 겪은 보완해야할 점들을 꼭 기억해서 지원할 것입니다.